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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운정사(2011-01-14 11:04:01, Hit : 4221
 [2011.01.03] 불교와 그리스도교, 언어는 달라도 진리는 하나 [대구일보]


* 기사보기 --> http://www.seon.or.kr/news/20110103_2.pdf

* 기사내용

"불교와 그리스도교, 언어는 달라도 진리는 하나"

궁금했다. 불교계의 뛰어난 선지식과 세계적 신학자가 만나면 과연 어떤 이야기가 나올까.
31일 오후 대구 팔공산 동화사 설법전. 한국 선(禪) 불교의 법맥을 잇는 큰스님인 진제 스님과 세계적인 신학자로 꼽히는 폴 니터 미국 유니온 신학교 교수가 만났다.
이들은 함께 차를 나눠 마시며 온갖 종교적 문답을 주고 받았다. 대화는 세 시간 가까이 이어졌고, 두 사람은 상대를 향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불교와 그리스도교 사이의 경계와 벽을 허문 이날 대화는 큰 울림이었다. 상대 종교를 향한 이해의 시선과 그 속에서 솟아나는 소통의 힘이 느껴졌다. 최근 일부 기독교인들의 ‘사찰 땅밟기’, 정부의 ‘4대강 사업’ 등 지난해 우리 사회 전반이 갈등과 반목으로 얼룩진 때문인지, 그 울림의 깊이는 더욱 컸다.

■기독교인·불자 간 갈등 유감
폴 니터 교수는 최근 한국의 군사적 긴장과 종교적 갈등에 대한 이야기로 운을 뗐다.
폴 니터 교수는 “현재 대한민국에서 그리스도인들과 불자들 사이에 상당한 갈등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봉은사와 동화사 등에서 무례하게 행동한 이들은 전체 그리스도인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을 밝히며, 같은 그리스도인으로서 부끄럽게도 생각하고 대신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반도의 남북간 군사적 긴장과 관련해서는 “‘종교간 대화 없이 종교간 평화 없고, 종교간 평화 없이 국제사회의 평화 없다’는 스위스의 신학자 한스 큉의 말이 더욱 절실하게 와 닿는다”라며 “이런 시점에서 불자와 그리스도인들이 서로 이해와 존중을 바탕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남과 북 사이의 갈등도 대화로 풀어갈 수 있다는 하나의 좋은 예가 되리라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진제 스님은 “지금 같은 시기에 폴 니터 교수가 한국을 방문해 걱정해주니 대단히 반갑고 고맙다”면서 “(폴 니터 교수의 말처럼) 지금은 모든 불자와 그리스도인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합심해 인류의 평화와 행복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며, 세인을 바른 길로 인도하는 것이 우리 종교인들의 책임이며 의무”라고 답했다.
이어 “선 불교를 서구에선 어떻게 바라보는가”란 진제 스님의 질문이 이어졌다.
폴 니터 교수는 “1980년대 부인과 함께 엘살바도르에서 평화와 정의를 위한 활동 중에 느낀 것은 실천에 앞서 자신이 먼저 평화로운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인데, 그것은 바로 불자들로부터 배운 것”이라며 “우리가 평화를 위해 일할 때 행동만 하는 게 아니라 명상과 기도 등 내적인 수행도 함께 해야 한다는 것, 다시말해 영적인 수행과 실천은 언제나 함께 해야한다는 것을 깨닫고 실천하고 있다”고 했다.

■그리스도교 '구원', 불교 '해탈' 일맥상통
폴 니터 교수는 “모든 종교는 하나의 진리를 가지고 있으며, 하느님은 다양한 모습으로 여러 종교를 통해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이 같은 다원주의적 종교관의 관점으로 보자면 그리스도인들이 말하는 ‘구원’은 불교의 ‘해탈’과 일맥상통하는데, 불교의 해탈이 다른 종교인들도 경험할 수 있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진제 스님은 이에 대해 “종교는 인류의 구원이 목표며, 모든 인간을 ‘진리의 언덕’에 이르게 하는 데 큰 뜻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스님은 진리에 이르는 방법으로 “불교의 간화선(看話禪·화두를 통한 참선법) 수행을 통한 우리 안의 ‘참된 나’를 찾기”를 제안했다.
이들의 대화 속에서 두 종교는, 언어와 문법은 달라도 맥이 통하는 접점이 있었다. 다만 세상을 대하는 구체적인 방식은 조금 달랐다.
폴 니터 교수는 “세상에 나가 일을 하기 전에 먼저 ‘참 자아’를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스님의 말씀에 공감하지만, 한편 내가 수행하는 동안에도 세상엔 많은 아이들이 굶어 죽어가고 있고 많은 이들이 전쟁과 폭력 등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며 “그렇게 보자면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실천하는 것도 그 만큼 중요한 일이 아닐까 한다”고 했다.
반면 진제 스님은 “불교는 무엇보다 자아완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수행이 우선”이라며 “내 눈이 어두운데 중생을 안락국토로 인도할 수는 없는 법. 자기를 바로 봄으로 인해 그 속에 모든 진리가 있다는 게 부처님의 법”이라고 말했다.
작은 ‘다름’은 있었지만, 두 사람의 대화는 마지막까지 훈훈했다.
대담 말미 “예수님의 가르침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일부 그리스도교인들을 향해 함께 미워하지 말고 불자들이 먼저 자비를 베풀어 달라”는 폴 니터 교수의 당부의 말에, 진제 스님은 “형상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이 둘이 아니며 너와 내가 둘이 아닌데, 무슨 투쟁이 있고 반목이 있겠는가”라고 화답했다.
진제 스님은 대담을 마친 뒤 폴 니터 교수에게 ‘진아’(眞我)라는 법명과 함께 직접 쓴 ‘처처작주’(處處作主·어디에 머무르건 참나를 찾아 삶의 주인이 되라는 뜻) 편액을 선물로 전했다.
이날 대담은 2011년 초조대장경 제작 1천 년을 기념, 대한불교 조계종이 종교간 평화와 상생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폴 니터 교수는 5일까지 부산 해운정사와 범어사, 서울 목동 국제선센터 등을 차례로 방문한 뒤 6일 출국한다.


" 불교라는 안경 통해 그리스도 진리 만났다"

"불교가 나의 신앙을 더욱 성숙시켰다."
폴 니터 교수의 말엔 강한 확신이 배어있었다.
그는 세계적 가톨릭 신학자이면서도 오랫동안 불교 선(禪) 수행을 해왔다. 최근엔 달라이 라마로부터 티베트 불교 전통에 따라 ‘연꽃 치유자’란 법명과 함께 수계도 받았다. 불자이자 그리스도인인 셈이다.
가톨릭 신자인 그가 이처럼 다원주의적 종교관을 갖게 된 배경이 궁금했다.
“1962~1965년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열리던 20대 시절, 로마에서 신학을 공부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당시 전 세계 2천여 가톨릭 주교들이 모였고 ‘다른 종교 안에도 하느님이 활동하고 계시고 다른 종교에도 진리가 있다’는 의견들이 오갔죠. 제가 다다른 결론은 다른 종교를 배우는 것은 기회일 뿐 아니라 의무이기도 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불교가 서구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최근 유럽과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종교를 꼽으라면 불교와 이슬람을 들 수 있는데, 이슬람은 이민자 유입을 통해 성장하는 반면 불교는 개종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불교는 제가 하느님의 말씀을 바르게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줬습니다. 2년 전 제가 ‘부처님 없이 나는 그리스도인이 될 수 없었다’라는 다소 ‘이상한(?)’ 제목의 책을 낸 이유지요. 책 출간 이후 주변의 많은 동료들이 저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합니다. 비유하자면 불교라는 안경을 통해, 제가 그동안 보지 못했던 새로운 그리스도의 진리를 보고 있다고 할까요.”
폴 니터 교수는 최근 ‘봉은사ㆍ동화사 땅밟기’ 등으로 종교간 갈등을 일삼고 있는 한국의 일부 그리스도인들에 대한 쓴소리도 빼놓지 않았다. 이들의 복음은 진정한 복음이 아니라는 것이 요지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웃은 물론 나와 다른 적까지도 사랑하라는 게 예수님의 가르침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모습은 누가 보더라도 그 가르침과는 거리가 먼 어긋난 행동들입니다.”
폴 리터 교수는 신학이 정복의 역사를 가진 로마제국과 함께 발전하면서 원래 복음의 가르침이 왜곡돼왔다고 봤다.
“하지만 최근 그리스도 신학자들은 그리스도교만이 유일한 진리라고 하는 주장에서 벗어나, 예수님의 원래 가르침인 정의와 사랑과 평화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교인들 또한 이제 많은 종교들 사이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일부 보수적인 그리스도인들이 자신들만이 유일한 진리를 갖고 있다는 유일성을 잃을까봐 두려워하는 것이지요.”
그가 생각하는 해법이 궁금했다. “전 그리스도인이지만 불교를 통해 보지 못했던 그리스도의 진리를 새롭게 봅니다. 불자와 그리스도인들의 대화, 그리스도인과 그리스도인의 대화가 절실합니다.”


■폴 니터 교수와 진제 스님은...

폴 니터 교수는 종교대화 분야의 세계적 석학으로 꼽힌다. 달라이 라마 등과 함께 평화평의회국제위원회 이사로 활동했고, 2년 전 '부처님 없이 나는 그리스도인이 될 수 없었다'란 파격적 제목의 책을 출간해 미국 종교계에서 커다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미국 뉴옥 유니언신학대에서 비교종교학을 가르치고 있다.

진제 스님은 경허-혜월-운봉-향곡으로 이어지는 한국 선불교의 정통 법맥을 이어오고 있는 불교계를 대표하는 정신적 지도자로 꼽힌다. 2003년 조계종 원로의원에 추대됐으며, 2004년 5월 조계종 대종사 법계를 품수받았다. 부산 해운정사와 대구 동화사 조실(사찰의 최고어른)이다.

김도훈 기자 hoon@idaegu.com




[2011.01.03] 종교간 평화 없이 세계평화 없죠 [부산일보]
[2011.01.01] 모든 불자와 그리스도인이 평화위해 합심할 때 [서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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