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책 어구


 

◎ 삭발염의(削髮染衣)의 목적은 견성성불(見性成佛)이다. 그렇지 않고 허둥지둥 세월을 보내다가 이 몸을 버리면 다음 생에 다시 이 법을 만난다는 기약이 절대로 없다. 왜냐하면 다겁다생에 중생놀음만 익혀왔기 때문에 또 여러 수천생 만생 몸을 바꾸며 윤회고통을 받아야 한다. 그러니 정신을 바짝 차리고 금생에 이 법을 만난 김에 결정코 요절을 내야 한다.

◎ 세상사 바쁘다 해도 나의 이 일을 밝히는 것보다 바쁘고 급한 일이 없다.

◎ 참나를 발견하는 이 일 외에는 전부 꿈 가운데 꿈이다. 세상 사람들은 그 허무한 것을 실감 못하고 하루하루 속아서 산다. 세상사는 탐심으로 이루어진 고로 방금 있다가 방금 없어진다.

◎ 자기 일을 하라. 아들 놓고 돈 벌고 출세하는 것이 자기 일이 아니다. 자기의 참모습을 찾는 이 일이 참으로 자기 일이다.

◎ 세상일을 전폐하고 참선하라는 것이 아니다. 화두를 생각하면서 모든 일을 하라는 것이다.

◎ 이 공부에 대한 철두철미한 신심과 철저하게 믿는 선지식, 이 두 가지 신심이 철저해야 화두가 심중에서 떠나질 않고 금생에 해결이 가능하다.

◎ 오장육부를 찌르고 삼대독자 외아들을 잃은 부모의 심정으로 화두를 들어야 한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사무치는 의심을 해야 한다. "어떤 것이 참나던고?"

◎ 금생에 놓치면 내생에 또 인신을 받고 불법을 만난다는 보장이 절대로 없다.

◎ 지독한 용맹심을 내는 자만이 가장 귀한 보배의 진리를 쟁취할 수 있다. 조그마한 신심과 용맹심은 원숭이 흉내 내는 것에 불과하다.

◎ 죽고 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큰 용맹심을 가진 이라야 성취할 수 있다. 조그마한 신심과 공부 흉내 내는 자세로는 여러 수백 생을 해도 안 된다. 금생에 요절을 내겠다는 온전한 신심과 각오로써 공부를 해야 한다.

◎ 어떻게 하든지 금생에 해결해야겠다는 일념에 불타야 한다. 이 일념에 불타지 않으면 다생의 습기가 자리를 잡아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 조금이라도 정(情)이 있고 몸뚱이 애착이 있으면 절대로 안된다.

◎ 진짜 발심자는 결제, 해제에 불상관하고 견성할 때까지 한 군데 눌러붙어야 한다. 모든 반연을 다 쉬고 전 생애를 화두타파에 걸어야 한다.

◎ 공부인의 자세는 모든 사람이 칭찬하고 비방하는데 조금도 마음의 동요가 없어야 한다.

◎ 말이 많으면 공부에 큰 장애가 된다. 앉으나 서나 화두를 놓치면 죽은 송장이다.

◎ 화두를 놓고 생활하는 것은 허깨비 생활이다. 몸은 행동하고 마음은 항시 화두를 챙겨야 한다.

◎ 화두를 나의 생명보다도 소중하게 여기는 자세로 공부해야 득력이 가능하다. '오늘도 이렇게 내일도 이렇게' 하는 늘어진 생각으로는 지옥밖에 갈 곳이 없다.

◎ 견성법은 하늘의 별을 따는 것과 같다. 하루하루 새롭게 신심을 내야 한다.

◎ 지금은 혈기방장해서 이런 말이 귀에 안 들어오지만, 60~70세에 병고가 오고 죽음에 다다라 영웅호걸, 부귀영화가 다 소용없고 눈물을 흘리게 된다.

◎ 탐·진·치, 시기, 질투심을 얼마만큼 녹였느냐, 남에게 얼마만큼 베풀었느냐, 이 두 가지에 따라 다음 생이 결정된다.

◎ 우리 인생, 밥 먹고 사는 그것이 사는 게 아니다.

◎ 의식주만 해결되면 돈과 명리를 위해 귀중한 시간을 허비할 필요가 없다. 제일 급선무가 화두공부다.

◎ 인생은 길지 않다. 오늘은 있지만 밤새 어찌될지 모른다. 미루지 말고 꾸준히 공부하는 자만이 세세생생 행복을 누린다.

◎ 대통령, 일등 부자가 되기를 바라지 말고 마음을 계발하라. 마음만 계발하면 그런 것은 자연히 따라온다.

◎ 복 짓는 일도 중요하지만 참선보다 큰 복전이 없다. 마음이 밝고 깨끗한 자는 만복이 저절로 온다. 그러니 참선공부를 열심히 하라.

◎ 바늘구멍으로 황소바람 들어온다. 털끝만큼이라도 마음에 허점이 없어야 화두가 순일이 된다.

◎ 1. 밝은 스승, 선지식 2. 샘물과 같이 솟는 신심의 마음가짐 3. 하늘을 찌를 듯한 용맹심 4. 태산과 같은 부동의 자세, 이 네 가지가 충족되어야 공부를 성취할 수 있다.

◎ 죽을 때 돈, 보석 못 가져간다. 아들·딸, 부부가 동반 못한다. 오직 지혜, 복, 죄만 가져가니 죄의 그림자는 이생에 다 떨쳐버리고 지혜와 복을 닦아라.

◎ 앞으로 해운대 모래알 숫자보다도 억만 배나 많은 생을 받을 것이다. 이왕지 사는 거 복과 지혜가 구족해서 행복하게 살면 좋지 않겠나.

◎ 화두를 챙길 때는 간절하게 10부의 강도로 챙겨야 한다. 7~8부의 강도로 챙기면 2~3부가 항시 부족한고로 망상이 떠오른다.

◎ 수행인에게 공양을 올리면 장차 성불하는데 시간을 가장 낭비하지 않고 견성의 인연을 심는 것이다.

◎ 이 참선을 하루, 한달, 일년, 30년, 평생 익히면 내생에는 그대로 인도(人道) 환생하고, 영리한 몸을 받고, 부유한 가정에 태어난다.

◎ 선방에 공양을 올리면 큰 복을 받는다. 선방에서 무수 도인과 부처가 나고, 자기의 마음광명을 찾는 수행을 꾸준히 하는 사람 가운데 출세공명하는 사람이 다 나오기 때문이다.

◎ 돈이란 안 쓴다고 모이는 것이 아니다. 좋은 복을 지음으로 인해 화근(돈 드는 일)이 물러간다.

◎ 항상 세 가지를 행하라. 1. 지혜(智慧): 참선수행 2. 덕(德): 많은 분들을 최상승법으로 인도하는 것 3. 복(福): 물질·몸·마음으로 남을 위하는 것.

◎ 거룩한 불사(佛事)의 인연은 만나기가 어렵다. 인연이 될 때 복을 지어야 한다.

◎ 세상의 가지가지 좋은 일은 다 꿈과 같다. 아만심, 교만심, 착한 데 집착해서 짓기 때문에 있다가 없어진다. 상(相)에 집착하지 않는 선행이 한량없는 복이 된다.

◎ 선지식의 고준한 법문을 듣는 공덕으로 나고 날 적마다 삼악도를 면하고 필경에는 부처님의 과를 증득해서 세세생생 부처님 낙을 누리게 되니 얼마나 좋은 일인가! 이러한 좋은 법문은 돈을 가지고도 듣기가 어렵다.

◎ 신구의(身口意) 삼업을 깨끗이 하라. 몸은 항시 편하려고 하고 놀려고 하니 게으르지 말라. 입은 부처님 법문만 전하라. 뜻으로는 화두만 챙겨라.

◎ 지혜를 닦지 않고 복만 지으면 다음 생에 부귀해도 둔한 사람이 된다.

◎ 복이란 소소한데서 오는 법이다. 항상 즐거운 마음, 감사하는 마음으로 생활하라. 불평, 타령을 하면 아주 박복하다. 복 지을 때 할까 말까 주저하지 말라.

◎ 취하고 버리는 것이 있으면 진리와 거리가 멀다. 깨달은 분은 똑같은 형형색색을 보지만 취사가 없다. 취사가 있으면 근심, 걱정이 떠날 날이 없다.

◎ 부처님이 만반 진수성찬을 차려놓고 '먹어라, 먹어라' 해도 중생들은 안 먹고 딴 짓을 한다. 기도, 절, 참회하는 것은 어린아이 신앙이다. 참선을 해야 한다.

◎ 지나가는 도인의 장삼자락 바람만 쐬어도 많은 생의 업장이 소멸한다.

◎ 어리석은 사람들은 '조상, 부처님, 하나님'이 복을 준다고 한다. 다 자작자수이다.

◎ 성을 내면 며칠 안에 몸이 다 상한다. 근심, 걱정 해봐야 몸만 상한다. 세상사 인연따라 흘러가는 것이니 마음 쓰지 말라.

◎ 마음을 밝게 쓰면 생(生)이 펴고 마음을 비좁게 쓰면 생이 오그라진다.

◎ 부처님 당시에 원숭이가 참선흉내 낸 공덕으로 성불했다. 원숭이도 성불하는데 여기 와서 법문 듣고 참선하는 사람은 필경에 성불한다.

◎ 죄란 어리석음으로 좇아 형성이 된다. 어리석으면 선악을 구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진리의 눈을 갖춘 이가 지옥을 가면 지옥이 연화세계로 화하고, 어리석은 이는 부처님 국토에 가도 수용하지 못하고 그대로 지옥이 된다.

◎ 항시 자기를 돌아봐야 죄를 짓지 않게 된다. 남의 허물이 보이거든 자기의 발밑을 보라.

◎ 내생에 인신 받는다는 것 절대로 기약할 수 없다. 지옥, 축생보에 떨어져 놓으면 고통이 헤아릴 수 없고 "어쩌다 이런 고(苦)에 떨어졌는고?" 후회가 막급하다.

◎ 사람의 몸을 받는다는 것이 가장 어려운 것이다. 삼악도에 떨어지면 여러 수천 년이 흐르고 그 고통은 입으로 다 말할 수가 없다.

◎ 법문 많이 듣고, 선행 많이 하고, 참선 많이 하라. 이것은 어짜피 가야할 길이다. 이 길을 가지 않고는 행복이 없다.

◎ 태산같은 금은보화 칠보로 공양하는 것보다 만 사람을 부처님 정법으로 인도하는 공덕이 훨씬 수승하다.

◎ 복을 지으면 복을 받아야 되고, 죄를 지으면 벌을 받아야 된다. 마치 형체에 그림자가 따르듯이. 선악을 초월하려면 무상대도를 증득해야 한다.

◎ 예수교에 '천당간다'는 것은 천당과 극락세계가 사람의 마음 가운데 있음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마음의 번뇌가 있는 사람은 극락세계 아무리 해도 못 간다. 마음 밖에 따로 진리와 부처가 없다.

◎ 나 혼자 수행하는 것으로는 큰 복덕을 성취하지 못한다. 만 사람을 바른 불법으로 인도하는 거기에서 좋은 복과 덕을 갖추게 된다.

◎ 모든 희노애락을 저버리고 이 일에 몰두해야만 영생토록 안락을 누릴 수 있다.

◎ 화두를 잘 드는 법이란 아침에 눈 뜰 때 딱 챙기면 모든 잡념이 사라지고 하루종일 지속되는 것이다.

◎ 다음 다음으로 미루는 사람이 가장 어리석다. 오늘 있다가 내일 가는 것이 인생이다.

◎ 항상 움직이는 시간이 많으므로 화두를 눈 앞 아래에다 두라. 1초라도 화두를 놓아 버리면 다른 생각이 침범하여 전도가 된다. 그렇다고 용을 써서 하라는 것이 아니다. 밥 먹는 것과 같이 모든 힘을 다 뺀 상태에서 생각으로만 간절하게 챙기라는 말이다.

◎ 항시 목전 아래에 생각을 두고 화두전체를 챙기면서 의심하면 모든 병통이 없다. 꼭두각시 환상을 지어 물체에 집착해서 거기에 떨어져 있으면 공부를 잘못 지어가는 것이다.

◎ 사리,방광해야 아무 소용없다. 역대로 사리에 신경 쓴 도인이 아무도 없다. 부처님 사리는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인연을 맺게 하기 위한 방편이다.

◎ 잘나고, 재물있고, 출세하는 사람들은 전생에 남보다 조금 더 닦아서 임시 수용하는 것일 뿐이다. 누구든지 노력하면 부와 출세는 자연히 오는 것이다.

◎ 참말로 발심한 이는 일상생활하는 가운데 참구하는 한 생각을 놓치지 않는다.

◎ 한 마음 가운데 가지가지 생각이 있으면 일념 순일이 안된다. 오로지 자나깨나 화두 한 생각뿐이어야 한다. 도반, 부모·친척, 시주의 반연이 다 끊어져야 한다.

◎ 여러 수천생 만생 소승법을 듣는 것보다 한 생 최상승법을 듣는 것이 훨씬 수승하다.

◎ 세상법을 여의고 부처님법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어리석은 자는 이러한 원리를 모르고 항상 천리 만리 밖에서 불법을 구한다.

◎ 깨닫지 못하면 돈, 여자, 권력 등의 경계에 다달아 전도가 되어 정신을 못차린다.

◎ 공부는 일상생활에 끄달리지 않고 무르익어야 죽음에 다달아 효험이 있다.

◎ 어리석은 사람이 시비장단에 놀아난다. 영리한 사람은 시비에 들어가지 않는다.

◎ 나만이 옳고 남은 그르다 하지 말라. 시비장단이 원래 없는 것이다.

◎ 선방이란 생불(生佛), 도인이 나는 곳으로 모든 미래의 부처님이 모여서 정진하는 곳이다.

◎ 자기의 직분(職分) 외에는 오직 화두 생각만 해야 한다.

◎ 공부는 목석과 같이 앉아 있는데 달린 게 아니라 얼마만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화두를 챙기느냐에 달려있는 것이다.

◎ 최상승 법문을 듣는 공덕은 독경이나 무릎이 닳도록 절하는 것에 비할 바가 아니다. 최상승 법문을 들음으로써 한량없는 죄업이 소멸된다.

◎ 아손(兒孫)은 스스로 아손의 복이 있으니, 아들·딸 위한답시고 죄를 짓지 말라. 죄를 지으면 소와 말이 되어서 빚을 갚아야 한다.

◎ 힘과 참선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힘을 다 놓아버려야 한다.

◎ 마음이 미(迷)한즉 육도의 세계가 분명히 있고, 심성의 바탕을 본 이는 육도의 세계를 볼래야 볼 수가 없다.

◎ 지독한 빚 받으러 온 것이 아들·딸들이다. 자식이 달라고 하면 안 줄 수가 없다. "원수가 아니면 머리를 모으지 아니한다."라는 말이 있다.

◎ 도를 알고 보면 세상 부귀·공명은 콧구멍의 때와 같다.

◎ 허영에 날뛰면 패가망신한다. 자기의 분수를 알고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

◎ 누가 말하려고 다가오면 "에잇! 도적놈, 또 시간 낭비하려고 오나!" 이렇게 해야 한다.

◎ 모든 생애를 화두해결에 두면 종전의 10배, 20배 화두 힘이 나온다.

◎ 재물은 영원히 내 것이 아니라 임시 관리하다가 가는 것이다.

◎ 혼침·망상·무기에 늘 시간낭비 하면서 무슨 일 시키면 '공부해야된다'고 불평한다. 움직이는 가운데 화두가 순일이 되지 못하면 견성이 절대 불가능하다. 발심한 이는 움직이는 가운데 참구한다. 소임 때문에 참선 못한다는 것은 발심 못한 탓이다.

◎ 과거 무한한 전생에 셀 수 없이 많은 나쁜 짓을 했다. 참회를 하면 마장이 없어진다.

◎ 향상의 종승사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바윗덩어리와 같은 부동의 자세, 하늘을 찌를 용기, 팔만사천 모공에 의심천지가 되어야 한다.

◎ 아침에 앉았는데 어느새 저녁이 되는 이러한 경지가 와야 한다.

◎ 화두가 24시간 끊어지지 않게끔 혼신의 노력을 하라.

◎ 세상에서 가장 값지고 고귀한 것은 고준한 법문을 들을 수 있는 법석이다.

◎ 법문을 듣는 중에도 화두를 들면서 법문을 들어야 한다.

◎ 남의 것은 줘도 안 받아야 된다. 빚인데 어찌 받겠는가. 이 세상에 공짜가 없다. 항시 베푸는 입장에서 생활해야 한다.

◎ 인과응보 같은 법문은 어린아이 울음 달래는 법문이다.

◎ "인생은 죽으면 그만이다."라는 여기에서 향락과 욕심에 빠지고, 무한한 좌절감과 무한한 죄를 짓고 살게 된다. 부처님 법에는 삼생(과거·현재·미래)이 항시 연관되어 있다.

◎ 앉아서 좌선할 때는 바른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 90%이상 좌우한다.

◎ 한번 삼악도에 떨어져 놓으면 인신(人身)을 받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 인신을 받은 김에 이생에 삼업을 말끔히 뿌리뽑고 가야 한다.

◎ 염라대왕 앞에서는 용서가 통하지를 않는다. 그때 가서 뉘우치고 후회해야 소용없다.

◎ 영혼은 생멸이 없다. 물질은 우주공간에 머물러 있는 것이지 내것이 아니다.

◎ "어떤 것이 참나던고?" 그걸 잡고 씨름을 해야 한다. 혼침·망상이 생기고 희미해지면 화두 전체를 다시 챙긴다. "부모에게 나기 전에 어떤 것이 참나던고?"

◎ 세상의 지식과 벼슬은 생노병사의 바람에 다 날아가 버린다.

◎ 죽음에 다다라 사지가 찢어질 때는 생고기 껍데기 벗기는 것과 같이 고통스럽다.

 

-진제대선사 법문 中에서-